대출자들 다음달 대출 받아라 "9월 시장금리는 내려간다"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대출을 보유하고 있거나 신규 대출을 받을 계획인 차주(借主)들이 다음 달에는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9월에는 대출금리에 영향을 주는 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다소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서다.① 9월 시장금리는 하락한다…완급조절 들어가는 금리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2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9월 시장금리가 소폭 하락할 전망”이라며 “9월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연 1.7%~1.8%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달 중 지정학적 리스크와 연내 한은 기준금리 인상 기대로 국고채 3년물 금리가 한 때 1.83%까지 상승했지만 1.7%대 후반으로 조정되는 등 시장금리가 완급 조절에 들어간 상태라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김상훈 KB증권 수석연구원도 “이번 달 금리가 지난달에 비해 조금 상승했지만 9월에는 그 부분이 다시 되돌림하는 정도로 하락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9월 중 시장금리와 관련 “금리 상승요인도 존재하겠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흐름이 다소 둔화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된다고 볼 때 금리가 좀 더 하락할 수 있는 요건이 조성될 것”이라고 했다.

이달 들어 주요 시장금리는 상승세를 보였다. 국고채 금리(3년물 기준)는 지난달 31일 1.724%에서 지난 29일 1.772%로 한달여간 0.048%포인트가 올랐다. 같은 기간 AAA등급 금융채(5년물 기준) 금리는 2.151%에서 2.202%까지 올랐다.

또 이달 16일부터 주택담보대출 등 주요 변동금리 대출상품에 기준금리로 적용된 지난 7월 잔액기준 은행 자금조달지수(코픽스)는 1.59%로 전달보다 0.01%포인트가 상승했다. 신규취급액 기준으로는 0.01%포인트가 낮아졌지만 잔액기준으로는 금리 상승이 계속된 셈이다.

금융투자업계의 예상대로 국고채, 은행채 등 9월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주택담보대출 등 주요 은행들의 대출금리도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금리를 결정하는 은행들의 자금조달은 채권발행이나 예‧--적금 수신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뤄지는데 이 과정에서 시장금리를 반영하기 때문에 시장금리의 움직임이 대출금리에 영향을 준다”고 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은행과 제2금융권 등 금융회사의 가계대출 규모는 1313조3545억원으로 잠정집계돼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② ECB(유럽중앙은행), 미 FRB 정책 영향 제한적일 듯

금융시장에서 다음 달 시장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것은 선진국들의 통화재정정책이 국내 시장금리를 올리는 쪽으로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가 크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다음달 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4조5000억 달러의 보유자산 축소 프로그램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이 보유자산을 축소하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 내의 자금 유출 등으로 금리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연준은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또 비슷한 효과를 주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실시 여부도 내달 중 결정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런 대외 불확실성은 이미 시장금리에 선(先) 반영됐거나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김상훈 KB증권 수석연구원은 “ECB의 테이퍼링과 FOMC의 자산축소는 둘 다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이미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반영이 많이 됐기 때문에 금리를 크게 상승시키는 요인은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이슬비 삼성증권 선임연구원은 “ECB 테이퍼링과 FOMC 보유자산 축소는 톤에 따라서는 시장금리가 상승할 수 있는 노이즈가 충분하다”면서도 “일부 국내 금융시장이 반영한 리스크이고 예상가능한 부분들이기 때문에 시장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폭 자체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③ 지정학적 리스크는 9월9일까지,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는 못 올릴 듯

시장금리에 영향을 주는 또 다른 요인은 북한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다. 국내 지정학적 리스크는 북한 정권수립일인 다음달 9일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또 오는 31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금리동결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적 요인은 시장금리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내다봤다.

삼성증권은 28일 보고서에서 “8월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동결(1.25%)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동결 전망의 근거로 ▲9월 초·중순까지 지속될 지정학적 리스크 ▲민간소비 회복과 근원인플레이션의 추세 개선 증거 부족 ▲정부 부동산·가계부채 대책이 가계부채 증가 및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필요성 등을 꼽았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도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으나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며 물가상승 압력이 크지 않고 정부의 부동산‧--가계부채 대책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는 한은이 섣불리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으로 봤다.

안재균 신한금투 연구원은 “31일 금통위는 동결로 전망되고 연말까지도 동결을 예상”한다며 특히 31일 금통위가 만장일치 금리동결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북한의 정권수립일인 내달 9일까지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슬비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북한 건국기념일인 9월 중순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도 “지정학적 리스크는 다음달 9일 북한 건국기념일까지는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간 국내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정도의 요인이 될 것으로는 전망하지 않았다.